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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과 짐: 프랑수아 트뤼포 '성의 정치'에 항거한 여성의 자유선언1953년, 73살의 앙리 피에르 로셰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첫 소설 [쥘과 짐]을 발표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당시 21살. 링글루아가 만든 시네마테크의 악동이자 앙드레 바쟁의 [카이에 뒤 시네마]로 평단에 입문한 그는 언젠가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1961년, 트뤼포는 기어코 그 꿈을 이루게 된다.은 두 남자와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상투적인 멜로드라마에서 닳고 닳도록 써먹는 소재다. 그러나 트뤼포는 진부한 삼각관계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는 여성의 자유와 그에 대한 남성의 반응을 이야기한다.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 인물은 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쥘과 짐이 아니라 카트린이다. 두 남자와 친구이자 부부, 연인의.. 2024. 7. 14.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알프레드 히치콕 가공인물 뒤쫓는 급박한 서스펜스영국에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대표작이 이라면 미국에서는 MGM사가 제작한 일 것이다. 많은 평론가들은 을 그의 최고 걸작으로 꼽지만, 가 극적 구성이나 형식, 서스펜스에서 더 세련되고 잘 짜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미 CIA가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내세워 사건을 해결하는 예가 있다는 것이 뉴욕의 한 신문기자를 통해 알려지가, 여기서 영감을 얻은 히치콕은 어니스트 리먼에게 시나리오를 의뢰했다. 상영시간이 136분이나 되자 MGM 쪽에서 뒷부분을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그는 양보하지 않았다.어느 날 아침, 뉴욕의 광고업자 로저 손힐은 비서에게 일정을 아려주고 택시에서 내리다 두 명의 괴한에게 납치된다. 그는 글렌코브의 어느 저택에서 강제로 술을 마신 뒤 버려져 음주 운전으로 체포된다.. 2024. 7. 14.
네 멋대로 해라:장 뤼크 고다르 영화는 이론이 없다. 멋대로 해라제로에서 다시 시작하자.장 뤼크 고다르의 선언은 '새로운 영화'의 명제자 되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은 고전적 양식을 완성하였고, (알프레드 히치콕, 존 포드, 장르 영화들)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은 부패하기 시작했으며(펠리니, 안토니오니, 비스콘티) 프랑스 영화는 문학의 진부한 재각색(르네 클레망, 앙리 조르주 클루조에서 알랭 레네까지)에 사로잡혔다. 영화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이제 영화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결별이 필요했다.장 뤼크 고다르는 바로 이때 수호천사처럼 등장했다. 프랑스의 영화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영화평을 쓰던 고다르는 하뤄드 혹스와 험프리 보가트, 뮤지컬과 할리우드 B급 영화의 열렬한 숭배자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에이젠슈테인의.. 2024. 7. 14.
현기증:알프레드 히치콕 히치콕의 특허, 훔쳐보기와 환상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했던 히치콕 특유의 버릇인 '훔쳐보기'는 에 이르러 마침내 관음주의자의 한계를 벗어나 창조자의 도구 구실을 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연구의 대상이 되는 은 자기 때문에 동료 경관이 사망한 과거의 사건이 원인이 되어 고소공포증이라는 도덕적 마조히즘에 빠진 전진 형사 스카티의 '자기 치료' 과정과 함께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다룬 전형적인 이중 플롯의 작품으로 히치콕의 관음주의와 환상주의가 낳은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의 작품이다.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아내 마들린을 쫓는 스카티는 언제나 마들린을 훔쳐본다. 이때 관객도 마들린을 훔쳐보게 된다(이러한 훔쳐보기의 배후 조종자는 물론 히치콕이다). 그것은 .. 2024.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