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7

메피스토:이슈트반 서보 나치에 부역한 연극인의 반생이슈트반 서보는 1956년 반소 봉기 이후 탄생한 새로운 헝가리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그는 당시 동서 유럽을 휩쓸던 모더니즘과 작가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단편시대를 거쳐 1961년에 로 장편영화감독이 된 서보의 초기 영화들은 명백히 트뤼포와 고다르를 반영하고 있으며, 레네의 시간에 대한 실험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의 영화는 (1976)를 기점으로 크게 전환한다. 그때까지의 영화가 시간과 몽타주, 현실과 환상에 대한 파격적인 형식 실험에 치우쳤다면, (1979) 이후의 영화는 리얼리즘 양식을 주된 서사구조로 채택하고 있다. 그는 늘 시대의 전형인 개인에 초점을 두는데, 초기영화가 비극적 상황조차 낙관의 시선으로 감싸고 있다면, 후기의 그는 시대의 희생.. 2024. 7. 22.
분노의 주먹:마틴스콜세지 폭력을 통한 폭력 비판은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 짝이 만든 흑백 권투영화이자 뉴욕 뒷골목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보통 권투영화가 아니다. 이를테면 이 영화에는 1970년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권투영화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노동계급 출신인 영웅의 성공을 위한 무대로서의, 영웅주의자의 무대로서의 링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콜세지는 권투영화와 전기영화를 결합시켜 관객의 전통적인 기대를  당황스러울 정도로 뒤집음으로써 할리우드 장르들의 모순을 두드러지게 하고, 그것들을 철저하게 재고찰 한다.거의 항상 그의 영화의 배경이 되는 뉴욕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분명 걷고 대화하기 좋은 우대 앨런의 뉴욕 거리와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 , 처럼 의 뉴욕은 거친 사람들, 복잡한 거리, 끊임없이.. 2024. 7. 21.
양철북:폴커 슐린도르프 성장을 멈춘 아이 통해 들춰낸 독일 역사을 본 사람은 누구나 떠올릴 만한 것들이 있다. 어린아이의 장난스런 목소리지만 반음조쯤 높아 신경질적으로 들리는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 유리를 깰 수 있는 주인공 아이의 높은 기성,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말의 머리에서 꾸역꾸역 나오는 뱀장어들, 연민을 느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로테니스크한 난쟁이 연기자들/자극적인 기억으로 남는 이 영화의 시작은 동화 같다. 황량하고 드넓은 감자밭에서 촌부가 구운 감자를 호호 불며 먹고 있다. 경찰을 피해 달려오던 한 남자가 여자의 네 겹 치마 속에 숨는다. 여자는 그를 깔고 않아 경찰을 따돌리고, 남자는 치마 속에서 바지 앞춤을 여미며 나온다. 그렇게 잉태된 이가 주인공 오스카의 엄마다. 오스카는 자신이 태어나게 된 유래를 아주 .. 2024. 7. 20.
지옥의 묵시록: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인간의 광기를 형상화'아메리칸 뉴시네마'의 계보에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이름이 없었다면, 그것은 허망한 신기루로 남았을 것이다. 코폴라는 1960년대 말 이후의 할리우드 영화에 개혁 바람을 일으킨 세대 가운데서 가장 선배축에 속하는 세대이며, 영화과를 졸업한 뒤 누구보다도 먼저 '타락한' 상업영화체제에 도전을 시도했던 감독이다. 그리고 그의 1970년대는 빛나는 영화적 성취를 거둔 시기였다.1,2편으로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대성공을 거둔 코폴라는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암시를 얻은 소품 규모의 문제작 으로 1974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자신의 영화세계를 중간 결산할 작품을 궁리하게 된다. 바로 베트남 전쟁을 다룬 대작 이다. 코폴라는 패기만만했지만 영화 제작은 숱한.. 2024. 7. 19.